전체 글 (35) 썸네일형 리스트형 221018 BTS가 군대를 간다는 기사를 봤다. 공정과 상식과 의무와 평등의 이유는 충분히 알겠는데, 이젠 오히려 국방부가 걱정이 생기기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뭘 해도 사방에서 욕을 먹을테니까. 훈련소 기간의 특혜니 어쩌니할 논란도 그렇거니와 이후 논란을 피한답시고 대대급으로 편성이 됐을 때 꼴랑 중령, 그러니까 40대 언저리의 대대장이 컨트롤할 수 있는 전투요원으로 그들이 가능할까? 적성과 특기에 맞게 배치해 국방 홍보원 내지 그와 비슷한 근무를 한다 쳐도 (정말 내가 입대할 땐 그렇게 보직이 배치 된다고 들었는데 아무리봐도 구라 같았다.) 또 특혜니 뭐니 말이 나오지 않을까? 정말 공정했다 하더라도 말이다. 행여 사고라도 난다면 뒷감당도 하기 힘들고, 행여나 한류가 예전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기라도 하면.. 221006 12월에 세부로 놀러 갈 계획을 세웠다. 2년만에 가는 여행이라 기분도 낼 겸, 수영복을 새로 샀는데 안에 내피가 없었다. 아마존에서 산 거라 그런가? 미국은 내피가 없나? 혹시나 옆으로 삐져나오거나 '걷어 올려졌을 때 보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생기는 디자인이었다. 꽤 비싸게 주고 산 거라 브랜드 제품을 하나 더 사기엔 부담스러워서 이번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수영복을 주문했는데, 또 내피가 없었다. 이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검색을 해 봤고 내가 산 제품들을 보드숏이라고 부른다는 걸 알게됐고 그냥 입어도 된다는 것까지 알게됐다. 꽤나 덜렁거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고, 남들은 그냥 입어도 된다는데 상당히 망설여진다. 내 안에 숨은 나도 몰랐던 유교맨의 외침이 들린다. 220913 출근 길에 왕복 8차로 도로에서 느긋하게 무단횡단을 하는 놈들을 봤다. 그래. 좋다. 사람이 살다보면 무단횡단을 할 때도 있는 거고 이게 뭐 극악무도한 흉악 범죄도 아니니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적어도 무단횡단을 하다가 차가 오면 뛰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 왕복 8차로 도로에서 왜 그따위로 무단횡단을 하지? 이런 놈들을 보면 사람을 보고도 피하지 않는 비둘기나, 불 켜졌는데 꼼짝하지 않고 안 보이는 척하는 바퀴벌레를 볼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든다. 220907 아침에 눈을 뜨면 흐릿하게 초점이 안 맞는다. 그 시간이 점점 길어지기에 일년 넘게 벼르고 벼르다 어제 안과를 가서 이것저것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그냥 나이 들면서 생기는 노안.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의사 입으로 들으니 그냥 기분이 쫌 그렇다. 파마도 했는데, 이젠 길이가 길다며 가격을 올려 받았다. 납득이 가기에 돈을 내긴 했지만 궁금한게 어느 정도가 남자 파마의 한계인지가 궁금해졌다. 뻔히 알면서 미루던 일들이 더이상 못본척 하기 힘들에 눈앞에 딱 나타났다. 하루에 10번 정도 하기 싫다고 중얼거리며 일하고 있다. 220831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 '쉘위댄스'를 봤다. 20년 전쯤 재밌게 봤던 영화라서 다시 보니 잔잔한 드라마는 이렇게 잘 만들면서 왜 자꾸 거지같은 애니 실사 영화를 만드는지 진짜 의문이다. 영화를 다시 보는데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웃기게도 댄스 학원 강습료였다. 대강 1000엔당 1만원으로 계산하면 그룹 강습은 2만원, 개인 강습은 6만원이었다. 묘하게 지금 우리나라 PT와 비슷한 가격. 그리고 가끔 놀러갈때 마다 여전한 일본의 물가. 이렇게 잃어버린 10년부터 30년까지의 과정을 다 보고 있다보니 확실히 일본이 망해가는 중이라는 건 충분히 알겠다. 220829 엊그제 무주 반딧불이 축제에 다녀왔다. 차가 꽉꽉 막혀서 거의 6시간 걸려 도착했다. 아무튼. #1 반딧불이가 거의 없었다. 날씨 탓이라는데.... 아쉽긴 했지만 축제 첫날이라고 잡아둔 반딧불이를 푼다던가 하지 않고 자연 상태로 둔 점을 칭찬하고 싶었다. 또 하늘이 무섭도록 맑고 별이 잔뜩이라 좋았다. 다만, 쓰레기 같은 놈들이 지 새끼에게 보여준다고 얼마 없는 반딧불이를 잡고 있어서 쫌 딥빡! 절대 잡지 말라고 버스 안에서 몇번을 강조했는데, 그래도 잡는 새끼가 있었다. #2 반딧불이 축제지만, 생각보다 훨씬 글로벌한 축제였다. 인도 사람이 인도풍 공예품을 팔고, 튀르키예 사람이 케밥을 팔고 잉카 느낌 물씬 나는 공연과 악기를 팔고 있었다. 게다가 반딧불이에 대해 설명해 주는 사람은 필리핀 출신의 아줌.. 220825 나이가 들면서 젖꼭지에 나는 털을 한참 고민한 적이 있다. 이제와서 젖꼭지를 보호하겠다고 털이 나는 건 아닐테고 심지어 보기도 안 좋고, 쓸모는커녕 거추장스럽기만 한 털이 왜 나는 것일까 한참이나 의문을 가졌던 기억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얼마 전. 이번엔 콧털에 새치가 있는 걸 발견했다. 머리에도 하나 없는 새치가 어째서 콧속에??? 화들짝 놀라 일단 몸 곳곳을 살펴 점검한 결과 일단 이 흰털은 콧속에만 있는 걸 확인했다. 머리에 안 생기고 콧털에 생기는 게 다행이지 않냐 싶기도 한데 콧털에 새치가 생기니까 고개를 들어 보면 새치가 반짝반짝 빛나서 누구라도 내 콧털을 알아챌 수 있다. 꺼진 텔레비전에 화이트 한방울 튄 것처럼 선명해서 스쳐봐도 알 수 있다. 당장 쪽집게로 콧속을 헤집어 뽑아냈지만, .. 220824 형제복지원 사건이 국가의 인권침해라고 오늘 결론이 났다. 부산의 형제복지원뿐만 아니라 화성의 선감학원, 동두천의 몽키하우스 등등 국가의 인권유린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특히 형제복지원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듣기만해도 끔찍한 강제노역과 폭력도 충격적이었지만, 무엇보다 믿기 힘들었던 건 그런 끔찍한 역사가 내가 살던 그 시기, 내 또래에게 향했다는 점이다. 인신매매나 강제노역은 50-60년대 독재자의 시대에나 있었던 역사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내가 오락실에서 보글보글이나 제미니윙에 미쳐 살고 88올림픽의 스타였던 벤 존슨이나 칼루이스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던 그 시대 어딘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거였다. 돌이켜 생각하면 참 끔찍한 시대. (여담으로 '살아남은 아이'의 주인공 한종선 씨는 나와 종씨로 돌..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