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로봇청소기를 선물받았다.
중국산에 대한 깊이를 알 수 없는 의심과
자고로 청소란 사람이 걸레로 싹싹 문질러 치워야 말끔하게 된다는
그릇된 인식으로 안 사던 물건이었다.
시험삼아 한번 청소를 시켜보고 깨달았는데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못 살았는지 알게 되었다.
50년 전쯤 처음 세탁기를 샀던 엄마가 이런 마음이었을까?
삶의 질이 수직 급상승한건 물론이고 청소 상태도 대단히 훌륭하다.
알아서 척척 한다고까지는 말 못 하겠지만
자잘한 머리카락을 치워주고 보송하게 물걸레질까지 해 준다.
게다가 걸레를 알아서 빨아주고 건조도 해 준다.
또 하나 놀라운 건 꽤나 똑똑하게 청소하는 모습을 보다가
하마터면 말을 걸뻔 했다. 뭔가 열심히 일하는 기계에게
감정이입을 해서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
단순히 쇠와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물건이 아니라
의식이 있는 무언가를 대하는 기분이다.
언젠가 디트로이드 비컴 휴먼에 나온 안드로이드 같은 게 진짜
상용화되는 날이 온다면! 그래서 그들이 권리를 주장하게 된다면
난 안드로이드를 단순히 기계로 취급하기 어려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