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30102

Shan10 2023. 1. 2. 23:33

술자리도 그렇고 안주도 그렇고 시대에 따라 변해간다.

까치 담배와 함께, 한 잔에 500원짜리 잔 술을 팔던 포장마차는 사라진지 오래.

어두컴컴한 소주방 따위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소세지 야채볶음이나 오돌뼈를 볼 수 없게 된 건

내가 그런 안주를 파는 곳을 안 가게 된 나이인 건지,

실제 없어 졌는지 모호하지만, 그런 가운데 가장 이질적으로 느끼는 안주는 노가리다. 

 

여전히 남아 있는 안주지만, 형태가 너무 달라진 노가리.

 

내가 아는 노가리는 바짝 말라 길고 뾰족한 생선이라서

돌덩어리를 씹 듯 수백번 씹어야 삼킬 수 있고

행여나 시비가 붙었을 때 이걸로 찌르면 사람도 죽겠구나 싶었던 안주인데 

요즘 노가리는 마치 코다리처럼 활짝 펼쳐져 나온다.

이런 걸 촉촉 노가리라고 부른다는데, 가위로 쓱삭쓱삭 자르고 먹으려고 보니 

눈동자까지 촉촉한 이들의 머리가 영 부담스럽다.

그리운 건 아니지만 머리까지 우적우적 씹어먹던 그 바짝 마른 노가리가 가끔 생각이 난다.